오랜 의문점 ㅡ 펌
공명인추천 0조회 2420.08.13 21:2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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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의문점.... 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계층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가? 쉽게 말해서... 왜 가난한 자가 부자를 대변하고, 억눌린 자들은 억압하는 자들을 지지하는가?
내가 고3 때 87년도 민주화운동이 한창일 때였다. 다니는 학교가 신촌 인근이고 집은 연세대 근처라 최루탄 냄새는 내게 매우 익숙한 향이었다. 아! 서강대학교는 다니던 학교의 건너편이라 시위가 격화되면 수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최루탄의 독성이 강해지고 함성이 거세지면 내 가슴도 덩달아 뛰었다. 그해 체육관 선거가 아닌 진짜 선거가 있었다. 대통령 선거였다. 나는 고3임에도 많은 선거유세를 쫒아 다녔다. 그리곤 대학에 떨어졌다.
찾아보지 않아도 아직도 노태우의 득표율을 기억하고 있다. 약 38% 쯤.. 맞나? 부정선거가 있었다해도 정말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이었다. 절망~, 억압받는자 가난한자들 그리고 그들을 대변해 싸운자들이 흘린 피와 고통은 어디서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그 선거를 통해 기득권 세력은 소중한 경험을 하게되었다. '민중은 개,돼지 같은 것들이다.' 폭력이 따른 독재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가난한자들을 부자의 대변자로 억눌린자들을 억압하는자의 앞잡이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현실정치에서 경험한 것이었다. 그리곤 3당 합당과 언론,검찰, 법원,재벌등의 공고한 연대는 다시 김영삼 정권을 탄생시켰다. 만약 IMF가 없었다면 억압받는 자들의 각성이 민주주의의 발전이 진전되었을까? 펀드멘털이 강한 대한민국이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게된 것은 천우신조일지도 모르겠다, 얼마든지 IMF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억눌린자들의 고통과 생명이 담보가 되었지만 시민이 역사의 전면에 처음으로 발을 딛게 한 것이 IMF일 것이다. 기득권은 최초로 그 강고한 연대가 흔들렸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지나고 이명박이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부상할 당시 집가진 자들은 모두 미쳐있었다. 이명박이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엄청난 집값 상승을 부추겼기 때문이었다. 나름 합리적인 생각을 하던 많은 지인들이 (대부분 나중에 후회했지만) 탐욕에 충실히 투표했었다. 이명박, 탐욕의 시대가 열렸다. 시민의 내딘 첫 걸음이 뒤로 물려질 위기였다. 탐욕의 댓가를 아직까지 치루고 있다. 수많은 가난한 자들, 노동자들... 부자들을 위한 수 많은 악법들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조금씩 정신들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부족했는지...부정선거였지만 박근혜라는 유신독재의 망령을 다시 한 번 불러들였다. 시민으로 각성하기 위해, 몇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많은 희생이 따라야 했다. 언제나 떠올려도 안타까운 세월호 시민들이 깨어날 수록 억압하던자들의 모습이 선명해 졌다. 그들은 기득권을 지키기위해 최선을 다했다. 거짓과 왜곡, 조작 그들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토착친일 정치세력 사법적 독재를 꿈꾸는 법조세력 : 정치검사, 정치판사 이 모두를 자본으로 지배하는 재벌세력 시민이 아니라 이들을 위해 복무하는 기레기세력
오래되고 누구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질문에 대한 답.... 반 백년을 넘게 살아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사람들과 정치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를 논의할때 좌/우, 혹은 진보/보수로 그 사람을 규정한 적은 없는것 같다. 그러기에는 나와 함께 오래도록 살아왔기에 그렇기도 하고, 그런 구분법이 맞지도 않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개념이 상대적인 것은 물론이지만 각 분야따라 다른 입장들을 견지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구분하는 법이 있다면...
첫째는 나뿐인 사람인가? 아니면 공감할 줄 아는 주는(좋은)사람인가? 이다. 적어도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뿐인 사람들이 많다. 언뜻 그렇게 보이지 않더라도 이익이 충돌하면 지독하고 모질다. 사실 그래야 사회적으로 성공한다. 물론 예외가 있다면 금수저이거나 팔자가 어처구니 없이 좋거나...
요즘은 혼자 일하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안하지만 2년전만 해도 가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나갔었다. 창업관련 특강이었다. 강의의 제목은 항상 똑같았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창업' 창업의지를 고취시켜야 하는 취지와 다르게 나는 창업과 그것의 유지 발전이 매우 힘들다는 것.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는걸 강조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얼마나 모질고 지독한가?" "혹시 주면에서 인간성 좋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신뢰도가 높다면 창업을 다시 한 번 생각하시길... 당신이 어려워지면 주변이 같이 망한다. 내가 그랬다." "좋은(주는)사람이고 모질지 못하고 지독하지도 못한데 꼭 사업을 하겠다면 창업하기 전에 반드시 철학관에서 사주를 살펴라. 성공했던, 실패했던 사업을 10년이상 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구기일이라고.."
어지간하면 창업하지 말라는 강의 였지만 꽤 인기가 있었다. 어느 대학의 창업관련 담당팀장은 두 시간 동안 학생들이 이렇게 집중하는 건 처음이라나... 어쩌다 보니 자랑질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ㅎㅎ 그렇지 않다. 난 크게 세번씩이나 말아 먹었다. 그저 실패학의 관점에서 내 강의가 흥미가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나뿐인 사람, 나쁜놈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내게 고민거리는 아니었다. 그들은 기득권인 자신의 계층적 이해를 매우 잘 반영하며 공감능력은 떨어지지만 매우 원만하게 자신들끼리 잘 어울려 산다. 공감력이 커서 자신의 계층적 이해에 반해서 사는 좋은 사람들이 별종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들.... 어리석다의 옛말이 '어리다'이다. 나뿐인 성향과 무지한 상태와 중첩되기도 한다. 자신이 노동자이면서 자본가를 위해 해고를 쉽게하는 법을 만드는 사람들을 지지한다. 자신은 집이 없으면서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는다는 것에 반대를 한다. 탐욕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자본가가 되고 자신이 건물주가 되는 것을 기대하면서...
지난주 일요일에 동네 뒷산에 올랐다. 등산화의 끈이 끊어져서 잠시 벤치에 앉아 끈을 묶는데.. 50대 후반쯤의 아저씨 둘이 큰 소리로 얘기하면 온다. " K방역은 무슨, 정부가 한일이 뭐가 있어? 다 기업들이 했지." " 정부가 문제야~ 정부가" 새로운 논리라 깜짝 놀랬다. 기업이 무슨 방역을 했다는 거지?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아주 지랄을 한다 지랄을~" 자신도 지가 한 말이 쑥스러웠는지 나를 힐끗 보곤 발걸음을 재촉한다.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몰라도 대단한 기득권은 이닌것 같고 어리석거나 무지한 자들인듯..
세계 각국의 신용평가사나 OECD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언론은 나라 망하라고 저주를 퍼붓는다. 기득권과 언론은 부동산으로 수 많은 사람들의 탐욕을 자극해 사람들을 이명박때 처럼 어리석거나 무지하게 만들기를 시도한다.
하지만 걱정하지는 않는다. 이미 시민으로 일어난자들을 꿇어 앉히고 이미 깨어난 자들을 미몽으로 유혹하기에 시민들은 그 희생들을 잊지 않고 있다. |